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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의 기록

대구 동화사 템플스테이를 다녀온 후기

by 수즈 2015. 9. 18.

 여름휴가를 받고 어디로 갈까 고민을 하다가 20대에 꼭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한 그거. 바로 템플스테이를 다녀오기로 결심했다. 결심이 흔들릴까봐 얼른 입금하고 템플스테이 갈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

 

 

목적지는 대구 동화사. 대구에 이런 오래된 고찰이 있을줄이야. 사실 나만 몰랐지 매우 유명한 절이다. 날씨가 좋아서 가는 길이 무척이나 설레었다. 동화사는 생각보다 넓어서 한참을 걸어 들어가야 했다. 입구에서 입장료를 받는데 나는 딱 봐도 템플스테이 하러 온것 같은 모양새라 입장료를 받지 않으시더라. 입구를 지나 좀 더 걸으니 다리가 놓여있다.

    

 

뭐랄까...속세를 지나 부처님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가는 중간중간에 표지판이 있다. 이거이거 처음 온 사람은 길찾기도 쉽지 않다.

 

 

드디어 뭔가 나왔는데. 여기서 아무리 뒤져봐도 템플스테이 하는 곳은 못 찾아서 안내소에 물으니 길 따라 내려가서 산을 하나 넘어야 한다고(?)

 

 

 다행히 그리 험하지 않다. 그냥 산책길 정도.

 

딱 봐도 여기군. 생각보다 건물이 좋아서 놀랐다. 동화사는 템플스테이 평가에서 최우수를 받은 적이 있을 만큼 괜찮은 곳이라고 했다.

    

오 ~ 이런 절이라면 좀 더 묵었다 가겠소. 방도 깔끔하다. 템플스테이를 하러 오는 중생들을 위해서 화장실도 방안에 잘 갖춰져 있다. 사실 이 건물은 외부인들이 편하게 지내라고 지어놓은것이지 스님들은 절대 편하게 살지 않는다. 템플스테이는 외국인도 많이 오니까 최대한 지내는 데 불편하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

 

 

사실 사진을 많이 찍고 싶었는데 2박 3일 본격 템플스테이를 시작하면서는 폰을 손에서 놓았다. 난 사진 찍으러 온게 아니라 정말 마음의 휴식을 취하러 온거니까. 프로그램이 그리 타이트하지는 않아서 나는 프로그램 끝나면 좀 자다가 또 프로그램 소화하고 잠이 안오면 앉아서 참선하면서 내가 살아온 날들과 살아갈 날들에 대해서 고민했다.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와서 함께했다. 모든 연령층이 다있었던 거 같다. 아이들은 부모님이 여행가시면서 아이들만 맡긴 경우가 많았는데 정말 귀여웠다. 그리고 가족끼리 온 분들도 있었는데 부러웠다. 나도 자식이 생기면 꼭 같이 와야지. 이런 생각을 밤하늘에 별 보면서 참선하는 시간에 했었던거 같다.

 

 

요가도 하고, 다도도 배우고, 108배도 하고 범종도 쳐보고, 스님들 처럼 새벽 3시에 일어나 예불도 드리고, 절밥도 먹어보고, 108염주도 만들어 보고, 주먹밥 싸가지고 근처 계곡으로 소풍도 가고, 스님의 얘기도 듣고, 생활하는 모습도 보고 또 뭐 했더라.

 

 

그래 하이라이트는 3보1배 였지. 나는 무릎이 안 좋아서 정말 힘들었다, 아니 내가 힘들면 어떻해? 뒤에 아이들과 여자들도 있는데? 그래도 하다 보니까 목적지인 대웅전까지 도착하더라. 근처 수돗가에서 수박을 먹었는데 정말 달고 시원했다. 그리고 떠나기 전 내가 했던 이 모든것을 사진으로 찍어서 영상으로 만들어 보여주는데 뭐랄까 가슴이 먹먹하고...짧지만 짧지 않은 시간들이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재미있는 사진을 보면 서로 공감하면서 웃게 되었다. 아이들이 있어서 재미있는 사진이 많았다. 

 

 

망설이고 있다면 꼭 가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산사에서 느끼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자신만을 위한 참선의 시간들은 정말 소중하고 귀중한 경험이었다. 오로지 모든시간을 나를 위해서만, 내 마음을 쉴 수 있게한 진정한 휴가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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