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정원... 배가 고파서 밥도 먹을 겸 들어갔다.
분재들이 전시 되어 있다.
분재에 대해서는 인간의 욕심이라고 생각해 왔었는데 여기 와서 보고 생각이 많이 바꼈다. 인간이 분재를 잘 손질해 주면 그 나무는 몇 백년도 더 살 수 있다고 했다. 아니 몇 천년이던가. 아니 영원히 였던가.
나무는 뿌리를 잘라주지 않으면 죽게 되고 인간은 고정관념을 잘라주지 않으면 죽게 된단다. 물론 생각이 죽는 거겠지만.
분재를 볼 때는 허리를 숙여서 밑에서 봐야 한다기에 혼자 쭈그리고 앉아서 참 열심히 도 본거 같다. 정말 분재의 매력이 뭔지 알거 같았다. 푸른 하늘과 어울려서 마치 큰 나무 아래서 하늘을 바라보는 느낌이었달까. 분재는 작지만 작게 느껴지지 않는 그런 느낌?
꽤 코스가 길어서 중간에 밥도 챙겨 먹었다.
분재는 저작권이 있었던가. 아무튼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그래서 산삼 따위(?)나 찍어봤다.
산양삼인데 잘 봐뒀다가 산에 가서 보면 캐와야지.
이거 비쌀거 같다.
잎과 열매를 유심히 봐 두었다.
중간에 찻집이 있길래 정원을 내려다 보면서 보이차를 한잔 마셨다. 특별히 황금잔에 주셔서 매우 호화롭게 마셨다.
풍경속에 분재들이 인간과 자연의 조화된 결과물 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공존 이랄까.
다음으로 간 곳은 환상숲이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생각하는 정원이랑 환상숲을 같은날 두군데 다 가본것은 좋은 경험이었다. 둘을 같이 봐서 생각에 시너지가 생겼다 라고 말하고 싶네.
환상숲은 시간대 마다 가이드와 함께 구경할 수 있다. 설명이 없으면 제대로 구경하기 힘들다.
환상숲은 나무들이 얽혀 혼돈스러워 보이는 풍경도 가장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는 아버지와 아들이 만들어 가는 곳이었다.
생각하는 정원과는 비슷하지만 다른 방향의 생각이 느껴졌다.
이게 바로 갈등이다. 이러면 못알아 먹겠지. 칡 갈 에 등나무 등 ... 갈등이란 단어의 태생이 여기라고 한다. 칡나무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휘감고 등나무는 시계 방향으로 휘감는다. 그래서 서로가 가는 방향이 다르다. 그러면서 한쪽이 한쪽을 눌러서 죽여가고 있다.
여기에서 들었던게 갑을 관계 이야기였는데 요약하자면 갑이 을을 눌러 죽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사라는 게 다 그렇듯 언제나 반전은 있다. 사진을 보면 나무에 흔적같은 게 남아있는데 그건 당하던 쪽이 한번은 위치가 바껴서 상대방을 죽인 흔적이라고 한다. 갑과 을도 한번은 위치가 바뀌기 마련이라나.
뭘 찍은건가 싶겠지만 잘보면 노루가 있다. 산에서 만난 아기 노루가 신기해서 한 컷 찍었다. 그리고 잘 안보여서 모자를 만들어 씌어 봤는데 모자도 잘 안 보이고 있다.
환상숲은 곶자왈 지대에 있다. 곶자왈은 매우 독특한 지형으로 마치 땅이 숨을 쉬는 느낌을 받을 수있다. 바위 틈에서 바람이 나오고 식물들도 일반적인 곳과는 다르게 치열하게 살고 있다. 가봐라. 설명하기 힘들다.
애들이 좋아할 것 같은 소인국 테마파크.
나는 다리가 아파서 돌아다니는 게 너무 힘들었다.
런던도 가보고
미국도 가보고,
통일신라도 가보고,
부처님은 특별히 한컷 더 찍어드렸다.
조선도 가봤다.
이집트도 가보고 ...
시간과 국경을 넘나들면서 세계일주를 마쳤다. 내가 어린이 였을 때 와봤더라면 참 좋았을 텐데. 이미 늦었나. 쳇.
건강과 성 박물관.
혼자 왔는데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스펀지에도 나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있는 19세 미만은 들어 갈 수 없는 박물관으로.
참 좋은 것들이 많았는데 올릴 수 없어 아쉽다.
부부끼리 가면 참 재미있을 거 같다.
배고파서 아무곳에서나 들어가서 피자랑 녹차라떼를 시켰는데 맛있었다.
제주에서 이런 작은 레스토랑 하는 것도 행복하겠다.
이러니 제주도 인구가 자꾸 늘어나고 땅값이 올라가고 ... 살기 힘들어지고 ...
뭐 여행객인 나는 일단은 상관 없으시다.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근처 바다로 산책을 나왔다. 해가 지고 있다.
이걸로 또 하루가 지나간다.
제주는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다.
많은 생각들을 정리하고,
눈을 정화시키고,
다시 힘을 내서 살아가야 할 이유들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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